탈무드(Talmud)는 유대교의 역사, 관습, 율법, 윤리, 철학에 대하여 유대인의 현인이라고 할 수 있는 랍비(스승)의 교훈과 가르침을 기록한 유대인의 경전이자 삶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전 세계의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대인의 지혜와 재치 가운데 위기를 넘기는 지혜와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두 가지 에피소드를 준비해봤습니다.
1. 위기를 넘기는 지혜
■ 금슬좋은 유대인 부부가 있었습니다. 그 부부는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를 의지하고 사랑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부부에게는 한 가지 큰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혼한 지 십 년이 넘도록 두 사람 사이에 아기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진짜 걱정은 아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아기가 없는 것 때문에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유대인 전통에 따르면 결혼한 지 10년이 넘도록 아기를 낳지 못하는 여자는 남편의 가족들이 쫓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부부의 경우에도 남편의 가족과 친척들이 부인과 헤어지라고 남편에게 계속 강요했던 것입니다.
■ 날이 갈수록 강요가 심해지자, 두 사람은 랍비를 찾아가서 의논을 했습니다. 랍비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이들 부부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결코 이 부부를 혜어지게 해서는 안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랍비는 탈무드에 나오는 지혜를 본받아 이 부부에게 한 가지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내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당산들은 헤어지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랍비에게서 지혜를 얻은 부부는 고맙다고 인사한 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 다음 날, 남편은 랍비가 일러 준 대로 자기와 헤어지게 된 아내를 위로하는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많은 친척과 마을 사람들을 그 잔치에 초대했습니다. 남편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지금까지 자기와 함께 살아온 아내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인가를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이제 아내와 헤어지게 되었지만, 그것은 결코 아내가 싫어서는 아닙니다. 다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아기를 주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그토록 헌신해온 아내에게 나는 오늘 잔치가 끝나는 시간에 무언가 선물을 주고자 합니다. 아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이라면 내 집에 있는 어떤 것이라도 줄 생각입니다."
■ 그 이야기를 들은 마을 사람들은 남편의 마음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이 헤어지게 된 것을 동정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했습니다. 이윽고 잔치가 끝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남편이 아내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가진 것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시오. 당신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줄 것을 이 자리에서 약속하오." 그러자 그의 아내는 수줍어하면서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 "저는 그 어떤 보석도 재산도 필요없습니다. 이 집에서 제가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오직 당신뿐입니다." 이 말이 끝나자 모여있던 사람들은 모두 환호성을 올리며 박수를 쳤습니다. 서로 헤어지지 않으려는 두 사람의 재치에 감탄했던 것입니다. 남편의 가족들과 친척들 역시 마음을 바꿔서 그 아내를 쫓아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 부부는 다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되었고, 얼마 후에는 자녀를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2. 기는 놈 위에 나는 놈
■ 어느 시골에 한 장사꾼이 있었습니다. 그 장사꾼은 많은 물건을 사기 위해 큰 도시로 갔습니다. 도시에 도착한 장사꾼은 며칠 후에 그 곳에서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시장이 열릴 예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며칠 기다렸다가 물건을 싸게 사야겠군." 장사꾼은 물건 사는 일을 좀 미루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은 물건 살 돈을 그동안에 잃어버리지나 않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 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잘 간수해야겠는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장사꾼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사람이 다니지 않는 으슥한 곳을 골라서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땅에 묻어 버렸습니다.
■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일까요? 이튿날 장사꾼이 그 곳에 가 보니 묻어두었던 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장사꾼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지만,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참으로 이상하다! 내가 이곳에 돈을 파묻는 것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대체 누가 돈을 가져갔단 말인가?' 주위를 둘러보니, 꽤 멀리 떨어진 곳에 집이 한 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장사꾼이 가까이 가 보니, 과연 그 집 벽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서 자기가 돈을 파묻은 곳이 환히 보였습니다. '흐음, 틀림없이 이 집에 사는 사람이 내가 돈을 묻는 것을 봐 두었다가 나중에 그것을 가져간 거야.' 이렇게 생각한 장사꾼은 그 집주인을 찾아갔습니다.
■ 안에서 늙수그레한 남자가 나와서 물었습니다. "무슨 일로 그러시오." 장사꾼은 공손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영감님께 한 가지 의논을 드리려 합니다. 도시에 사시니 시골뜨기인 저보다 현명하실 테니까요." "무슨 일인지 말씀해 보시구려." "저는 이 도시로 물건을 사러 온 장사꾼입지요. 돈주머니 두 개에 돈을 가득 가져왔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며칠 후에 물건을 싸게 파는 시장이 열린다더군요. 그래서 우선 은화 오백 개가 들어 있는 돈주머니를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 두었지요. 그런데 은화 팔백 개가 들어 있는 돈 주머니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군요. 그냥 여관에 두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누군가 믿을 만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지, 또 땅에다 묻는 것이 안전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부디 어르신의 지혜를 빌려주십시오."
■ 그러자 집 주인은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글세요, 요즘 세상에 믿을 만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 생각에는 그 작은 돈주머니를 묻어둔 곳에다 큰 돈주머니까지 함께 묻어두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영감님의 말을 듣고 보니 그렇군요. 그럼 여관에 있는 돈을 가져다가 함께 묻어야겠습니다.
■ 장사꾼은 이렇게 말하고는 그 집을 나와 멀찌감치에서 몸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장사꾼이 돌아가자, 집주인은 부리나케 자기가 꺼내 온 돈자루를 다시 가지고 나가서 그 자리에 도로 묻었습니다. 욕심 많은 집주인은 장사꾼이 가진 은화 팔백 개마저 가로챌 생각이었던 것이지요. 장사꾼은 이렇게 해서 잃어버렸던 돈을 모두 다시 찾았습니다.
'탈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한 마음 (0) | 2022.11.16 |
---|---|
로마황제가 빌린 랍비의 지혜 (0) | 2022.11.15 |
부부 싸움을 해결하는 길 (0) | 2022.11.13 |
현명한 아버지 (0) | 2022.11.12 |
머리와 꼬리 (0) | 2022.11.11 |
댓글